하정미 변호사
하정미 변호사

[부천신문] ​부부가 이혼할 때 혼인파탄에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데요. 무조건 배우자에게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한 상간자에게도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으며 시부모님이나 장인어른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당했다면 시부모님 또는 처부모님에게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이와 관련하여 며느리를 폭행한 시어머니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단한 판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사실관계

원고와 피고는 피고가 주중에는 직장, 주말에는 대학원 강의나 동문회 참석 등을 이유로 양육에 참여하지 않아 갈등을 겪음. 피고는 전업주부인 원고가 아침식사를 차리지 않는다고 자신의 부모에게 얘기해 원고는 시부모님으로부터 질책을 받는 등 원고와 피고는 계속 불화를 겪음.

​그러던중 원고가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둘째 아이가 심장 수술을 받았는데 남편인 피고는 수술 나흘 후에야 시어머니 A씨와 함께 병원에 찾아옴. 당시 병실에서 시어머니 A씨가 원고에게 과일을 깍아달라고 했는데, 원고가 다른 환자도 있는 병실에서 취식을 하는게 바람직한 거 같지 않다며 거절하자 시어머니 A씨는 자신을 무시했다며 며느리인 원고를 폭행함. 

이후 원고는 두 자녀를 데리고 집을 나와 친정에서 지내며 피고와 별거를 시작하고 피고를 상대로 이혼 등 청구소송을 제기하며 시어머니 A씨에게도 위자료를 청구함. 

​2. 판단

시어머니 A씨는 심장 수술을 받은 어린 아이를 간호하던 원고의 심정을 헤아리지 않고 무리한 요구를 했으며 아이와 친척 앞에서 원고를 폭행하고 폭행 후에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이에 항의한 원고 부모에게 오히려 원고가 아들인 피고의 식사를 소홀히했다는 이유를 들면서 원고를 탓하며 폭행을 정당화하려고 함. ​

원고와 피고의 혼인 파탄 원인 중 시어머니 A씨의 폭행도 한 원인이므로 시어머니 A씨는 원고가 겪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적으로 위자해야 한다고 판단. ​

따라서 원고와 피고의 이혼, 재산분할 등과 함께 시어머니 A씨는 원고에게 위자료 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함.

​3. 하변생각

이혼사건에서 시부모 또는 처가부모님의 부당한 대우가 파탄 원인 중 하나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무상 별개로 위자료 청구까지 나아가는 경우가 많지는 않습니다. ​

번거롭기도 하고 상대방의 부모님까지 소송 상대방으로 하면 사건 자체가 너무 감정적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죠.​

위 사안에서는 직접적인 폭행까지 당해서 그런지 위자료청구를 별도로 하고 인용까지 받았네요. 

법률사무소 하율 부천변호사 하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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