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함’ 아닌 ‘맞이’하는 죽음 준비…아름다운 마무리 돕는 웰다잉 헬퍼 양성

송계순 부천웰다잉문화연구원 원장
송계순 부천웰다잉문화연구원 원장

 

[부천신문] 백세시대, 초고령사회로 급변하는 사회에서 노인에 대한 복지와 ‘웰다잉(Well-dying)’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웰다잉’이란 자기 죽음에 대한 공포와 고통을 덜게 하며 가까운 가족과 친지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또 인간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생애 마지막을 준비해 ‘당함’이 아닌 ‘맞이’하는 죽음으로 더욱 아름답고 의미 있게 살아가도록 한다.

송계순 부천웰다잉문화연구원장(83)은 이웃사랑의 정신으로 지난 2013년 같은 뜻을 둔 배경원·김현근씨와 발기인이 돼 부천웰다잉문화연구원을 창립하고, 지역사회에 ‘웰다잉 문화’를 알리고 교육해왔다. 지난달 4일에는 보건복지부 등록단체 현판식을 갖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민간자격 ‘웰다잉 헬퍼’ 자격자를 육성하는 등 웰다잉 문화조성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살고 있다. 웰다잉 헬퍼는 요양보호사 자격증 소지자와 같은 분야의 종사를 희망하는 자들에게 단순한 물리적 서비스뿐만 아니라 질 높은 심리적인 안녕에 구체적인 도움을 제공, 대상자들이 우울증 등 정신·심리적인 고통에 빠지지 않도록 더 적극적으로 돕는 일을 수행한다.

웰다잉 헬퍼는 영성 심리학, 노인학, 죽음학, 상담 치료학 등을 배운다. ‘화해와 용서’를 기반으로 자서전, 유언장, 사전 연명 의료 및 장례 의향서, 묘비명 쓰기와 입관 체험 등도 교육받는다. 이를 통해 죽음을 맞는 사람이 자신의 생애를 성숙하고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송계순 부천웰다잉문화연구원 원장
송계순 부천웰다잉문화연구원 원장

 

송 원장은 “현대는 최첨단 IT 시대로 급변하고 있지만, 죽음을 터부시하는 우리 문화 때문에 웰다잉 문화 조성은 도입부터 전혀 쉽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 사상가 톨스토이가 말한 ‘이 세상에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겨우살이는 죽음 준비는 하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마음 깊이 새겼다. 또, ‘맹모삼천지교’의 가르침도 잊지 않았다. 송 원장은 “맹자의 어머니가 서당이나 시장보다도 죽음의 가르침을 위해 공동묘지 앞으로 먼저 이사한 것을 보면 웰다잉은 더는 제쳐놓을 수 없는 숙제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송 원장은 자신의 현재를 ‘제4부 인생의 삶’이라고 소개했다. 성장의 20년을 제1부, 가난 속에 입대해 군 복무(조종사로 4천여 비행시간)한 25년을 제2부, 두 아들을 병으로 먼저 보낸 뒤 목회 사역한 20년을 제3부, 지금은 웰다잉 문화의 연구와 확산·조성을 위한 삶을 제4부로 살고 있다고 회고했다. 그는 “부천시 산하단체와 지역단체들이 웰다잉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협력기구를 구성하고 이어 전문가와 언론계, 학계, 의료계 등의 협의기구를 만들어 웰다잉 문화를 연구·확산·조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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