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이중언어 심리상담사 13명 양성... 중도입국 청소년 심리지원

‘스마일어게인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최승주) 주최로 다문화 이중언어 심리상담사(2급) 양성 프로그램이 7월 7일부터 9월 1일까지 2개월 동안 부천 복사골문화센터에서 진행됐다.
‘스마일어게인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최승주) 주최로 다문화 이중언어 심리상담사(2급) 양성 프로그램이 7월 7일부터 9월 1일까지 2개월 동안 부천 복사골문화센터에서 진행됐다.

 

“언어 장벽에 갇힌 아이들 모국어로 풀어주겠습니다!”

[부천신문] 베트남을 비롯한 본국에서 태어나 성장하다 부모의 재혼이나 취업 등의 이유로 한국으로 오게 된 국제결혼 재혼가정과 이주노동자 자녀 중 학령기 자녀를 ‘중도입국 다문화 청소년’(이하 중도입국 청소년)이라고 부른다.

이들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한국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 청소년과 달리 한국어 소통의 어려움과 문화 차이로 인한 정체성 혼란 등으로 한국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청소년기의 예민함에 더해 정서와 심리가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다양한 갈등과 일탈 등의 문제를 겪으면서 한국 사회 정착에 실패할 위험 신호가 켜지고 있다. 이들을 이대로 방임하거나 외면한다면 그 불행과 고통은 중도입국 청소년에게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의 어둡고 위험한 그림자로 짙게 드리워질 수밖에 없다.

 

지난 9월 1일 ‘복사골문화센터’에서 진행된 이중언어 심리상담사 수료식에서 최승주 이사장이 베트남 출신 레피란(37·귀화명 유세빈)씨에게 수료증을 주었다.
지난 9월 1일 ‘복사골문화센터’에서 진행된 이중언어 심리상담사 수료식에서 최승주 이사장이 베트남 출신 레피란(37·귀화명 유세빈)씨에게 수료증을 주었다.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 출신 등 이중언어 심리상담사 13명 양성

중도입국 청소년의 안정적인 한국 정착을 돕는 ‘이중언어 심리상담사’ 13명이 배출됐다. 한국어와 외국어 2개국 언어 즉, 이중언어가 가능한 이들 상담사 중에는 중국 출신이 9명으로 가장 많고,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각각 1명, 인도어와 프랑스어 상담사는 선교사와 해외 유학을 다녀온 한국인 각각 1명으로 모두 합쳐서 13명이다.

다문화 이중언어 심리상담사(2급) 양성 프로그램을 주최한 ‘스마일어게인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최승주)은 9월 1일 경기도 부천시 장말로에 위치한 ‘복사골문화센터’에서 수료식을 진행, 13명의 수강생에게 사단법인 한국심성교육개발원이 발급한 심리상당사 2급 수료증을 수여했다. 한국심성교육개발원에서 진행하는 시험에서 합격하면 심리상담사 2급 자격증이 발급된다.

이중언어 심리상담 수강생들은 지난 7월 7일부터 9월 1일까지 2개월 동안 72시간에 걸쳐 정신분석학과 분석심리학, 인지행동치료, 아동 미술치료, 청소년 진로상담, 면접 상담기법, 심리검사의 이해 등의 전문 상담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이중언어 심리상담사’ 양성 프로그램은 ‘경기도일자리재단 사회적경제센터’의 2022년 특화 분야 협동조합 지원사업으로 진행됐으며 부천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백진현)가 진행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중언어 심리상담사들은 경기도 부천에 거주하는 중도입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과 진로교육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중도입국 청소년 상담 사례집’을 발간해 경기도 서북부 지역의 중고교와 다문화 대안학교, 지자체 등에 배포해 중도입국 청소년 문제 해결 사례를 공유할 계획이다.

이중언어 상담사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한 베트남 출신 레피란(37·귀화명 유세빈)씨는 베트남에서 일하다 한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하면서 2009년 한국에 오게 됐다. 레피란씨 또한 한국에서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 장벽이었다. 한국에 온 지 13년이 된 지금은 한국어를 자유롭게 사용하지만 한글은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그래서 올해 방송통신대학교 국문과에 진학했다고 밝혔다.

레피란씨는 “한국어로 대화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글쓰기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한국 사람들이 2~3분이면 쓰는 글을 1시간 넘게 걸리기도 하고 맞춤법 등의 문법은 많이 서툴다”면서 “한국말을 더 배우고 한국 문학 작품을 읽고, 한국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하고 싶어서 국문학과를 전공하게 됐다”고 한국말과 국문학에 대한 향학열을 밝혔다.

이중언어 상담사로 포부를 묻자 “베트남에서 온 중도입국 청소년들에게 언어 장벽을 극복한 경험을 들려주면서 힘내라고 격려해주고 싶다”면서 “한국은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나라라고 말해주면서 한국에서 안정된 정착을 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 주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레파란을 비롯한 13명의 이중언어 심리상담사의 활약이 기대된다.

 

지난 7월 7일부터 9월 1일까지 2개월 동안 72시간에 걸쳐 전문 상담 교육 과정을 수료한 13명에게 이중언어 심리상담사 수료증이 발급됐다.
지난 7월 7일부터 9월 1일까지 2개월 동안 72시간에 걸쳐 전문 상담 교육 과정을 수료한 13명에게 이중언어 심리상담사 수료증이 발급됐다.

 

“이중언어 심리상담사 양성은 중도입국 청소년 인권 보호를 위한 프로그램”

이중언어 심리상담사’ 양성 프로그램을 주최한 ‘스마일어게인사회적협동조합’(이하, 어게인 사협)은 위기 청소년의 자립을 돕기 위해 부천과 서울을 비롯해 7곳에서 ‘소년희망공장’ 카페 등을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2016년에 세워진 소년희망공장은 위기에 처한 한국 청소년뿐 아니라 다문화 청소년 등 20여 명을 고용해 자립을 돕고 있다.

어게인 사협은 2023년 내년에 중도입국 청소년을 위한 위탁형 국제학교를 비롯해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위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중언어 심리상담사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을 한국 위기 청소년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중도입국 청소년을 돕기 위한 기반조성이다.

최승주 이사장은 “엄마가 한국 남성과 재혼하는 등의 사정으로 한국에 오게 된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한국어라는 언어 장벽과 문화 부적응뿐 아니라 재혼 가정의 어려움 등 이중삼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한국 사회는 이들 청소년의 고통을 해소할 시스템이 부재하거나 부족하다. 결국, 한국 사회로부터 외면당한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학업 포기와 은둔과 비행 등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최 이사장은 또한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리는 중도입국 청소년들에게 같은 나라 출신이거나 모국어로 소통하게 될 ‘이중언어 상담사’들은 심리·정서 안정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한국에 먼저 온 선배로서 한국 사회 정착을 도와줄 멘토가 될 것”이라면서 “‘이중언어 심리상담사’ 프로그램은 다문화 여성의 전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측면이 있으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중도입국 청소년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시도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특히 “비영리 민간단체 차원에서 국내 최초로 시도한 이중언어 심리상담사 양성 프로그램은 다문화 갈등과 문제를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내년에는 올해 프로그램에서 빠진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의 이중언어 상담사를 양성해 중도입국 청소년의 인권 보호와 한국 사회 정착을 폭넓게 도울 계획”이라고 2023년 사업계획을 밝혔다.

 

다문화 이중언어 심리상담사 양성 프로그램을 주최한 ‘스마일어게인사회적협동조합’ 최승주 이사장은 “이중언어 심리상담사’ 양성 프로그램은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중도입국 청소년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시도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다문화 이중언어 심리상담사 양성 프로그램을 주최한 ‘스마일어게인사회적협동조합’ 최승주 이사장은 “이중언어 심리상담사’ 양성 프로그램은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중도입국 청소년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시도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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