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는 안전한 놀이 공간이 필요하다"

선이정 역곡마을 청소년 카페 마을교사
선이정 역곡마을 청소년 카페 마을교사

 

[부천신문]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들은 아이들이 어디서 놀면 좋을까? 도시화가 되기전 학창시절엔 산과 들에서 자연과 함께 뛰어놀았던 경험이 있지만, 도시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조그맣게 조성된 놀이터나 공원 등 공터에서 노는 것이 자연이다. 또한 디지털화된 세상에서 아이들이 노는 곳은 보드게임방, PC방, VR게임방 등 있지만 이용료역시 부담이고 어른들과 혼재되어 아이들만의 놀이공간은 찾아보기 힘들다. 

청소년만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부천교육지원청과 경기두레생협, 역곡지역의 단체들이 함께 '부천은 즐거운 배움공동체'사업의 일환으로 '역곡마을 청소년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 카페를 이끌어가고 있는 선이정 마을교사를 만났다.

역곡마을 청소년 카페의 선이정 마을교사(55)는 경기두레생협 이사로 조합원들과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아이들이 갈 곳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을 실제로 추진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주로 방과후 학원을 다니느라 놀지못하고 그렇지 않으면 하교 후 갈 곳이 없어 거리에서 배회한다"고 말한다.

그는 아이들에게는 자유로운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맨 처음 어른들과 아이들이 각각 마을 기획단, 마을 조사단이 되어 아이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제반 조사를 진행했다. 아이들은 제 또래들의 아이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1위가 자기들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그 결과 움직이는 청소년 카페를 구상했다. 장소는 두례생협, 에코수 협동조합, 뜰안에 작은 도서관(뜰작), 카툰 캠퍼스 등 4곳을 돌아가며 카페를 열기로 해봤다. 아이들을 보호할 운영자와 공간을 마련할 방법이었다. 

2019년도에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주 4회, 장소는 이동식으로 카페를 운영하니 불특정한 아이들이 오는 데 바뀌는 장소를 공지하는 것이 어려워 지정 장소로 역곡역 근처의 홀 중심인 두레생협 역곡센터를 지정 장소로 하기로 했다. 

역곡마을 청소년 카페 모습
역곡마을 청소년 카페 모습

2020년, 7월 본격적으로 청소년 카페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방역수칙을 지켜가며 주1회 아이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시켜주며 자연친화적인 교육을 해주고 싶었다. '천연 모기 기피제 만들기', '친환경 재료로 또디아 만들기', '공정무역 빵 만들기' 등 아이들이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고 스스로 음식을 만들며 친구들과 함께 성취감을 느낄 체험활동을 기획했다.

그 이후로 아이들이 스스로 학교에 홍보하며 새로운 아이들이 오고 간다. 아이들은 카페에 자유롭게 와서 음악을 듣거나 보드게임을 하거나 다 같이 영화를 보는 등 놀이터가 되었다. 또한 이곳에 대학생 멘토들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놀기도 하고 음악이나 미술을 가르쳐주기도 하며 고민상담을 해주기도 한다.

선이정 마을교사는 아이들에게 
선이정 마을교사는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친다.

선이정 마을교사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쉼터를 만들어 주고 싶다. 정말 뿌듯한 것은 작년에 카페를 다니던 친구가 올해 대학생이 되어 멘토로 와서 카페가 너무 좋아서 자신도 후배들을 위해 이바지 하고 싶다며 음악을 가르친다. 이렇게 점점 이곳이 아이들이 스스로 운영하는 카페가 되기를 바란다. 그게 정말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부천에는 시운영으로 청소년 공간인 무지개 카페가 3곳(소사점, 도당동, 원종점) 있다. 이곳은 재원이나 재력이 충분하고 전문적인 책임자가 있고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최신 시설등이 구비되어 있다. 선이정 마을교사는 "역곡에도 시운영 청소년 카페가 생기길" 부러워했다. 지역 아이들을 위해 적어도 동별로 하나씩 이라도 생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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