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문화원의 역할, 부천 역사 발굴 및 보존... 시민께 더 알려야 해"
"굴포천습지문화연구소 개소, 운하와 습지 지역학적 면모 재조명"
"부천문화원의 예산, 지원 늘려야 자생할 수 있어"
"부천시립 박물관 6개관 문화원에서 다시 위탁받아 운영 할 때이다”강조

부천문화원 권순호 원장
부천문화원 권순호 원장

 

[부천신문] 개인적으로 사학(史學) 외에도 문화, 예술 등 다방면에 조예가 깊은 권순호 문화원장은 제19대에 이어 제20대 부천문화원장에 재선임 됐다. 권 원장은 부천에서 태어나 살면서 부천의 역사에서 현재를 찾아 부천 시민들에게 자긍심과 정주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열정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역 역사에서 장점을 골라 현대 문화에 접목해 시민들이 무슨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끊임없이 노력하고 고민하고 있는 부천문화원 권순호 원장을 12일 오전 11시 부천시청출입기자단협의회(이하 부기협)에서 만나 공동인터뷰를 진행했다.

부천문화원 권순호 원장을 12일 오전 11시 부천시청출입기자단협의회(이하 부기협)에서 만나 공통인터뷰를 진행했다
부천문화원 권순호 원장을 12일 오전 11시 부천시청출입기자단협의회(이하 부기협)에서 만나 공통인터뷰를 진행했다

 

1. 제19대에 이어 20대 부천문화원장에 연임에 축하드립니다. 연임 소감은?

= 20년 전에 부천문화원 이사, 감사로 활동 했었다.

부천문화원장으로 이 자리에 있다는 것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오랜 세월 부천에 살며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2021년도 19대 부천문화원장을 시작으로 2023년도 20대 부천문화원장 취임을 통해 앞으로 부천의 역사, 문화, 예술 등 문화사업들을 펼쳐가며 시민들에게 자긍심과 정주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열정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2. 앞으로 부천문화원이 가야하는 방향에 대해서?

=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정말 많다. 부천의 올바른 역사문화 개념의 정립을 위한 연구, 시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역사 강좌 및 콘텐츠 활용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부천에서 오랜 세월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와 옛 사진을 수집, 기록하는 아카이브사업, 부천만의 고유한 음식과 식재료를 보존하는 사업 등등이 그것이다. 현재도 부천문화원 직원들과 함께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해야 할 일들이 아주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중요한 일을 하는 부천문화원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모르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인 것으로 판단된다.

권순호 원장이 부천문화원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권순호 원장이 부천문화원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3. 10개 광역동 문화탐사대, 향토역사안내택시 등 추진하신 사업이 많다. 진행해오신 사업 소개와 역할에 대하여?

= 문화탐사대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탐사대는 부천의 시민들이 부천의 마을 이야기를 수집하는 사업으로 부천의 광역동별로 매해 100명씩 모집하여 마을이야기를 아카이빙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웠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으나 10개의 광역동을 직접 투어하면서 관계자들을 만났고,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일정들을 소화하며 직접 사업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뛰어다니기도 하였다. 뜨거운 응원과 반응이 있는가 하면 냉소적이고 소극적인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부천문화원만이 수행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확신이 더욱 들었다.

부천아카이브 활성화 사업은 급격한 도시개발로 인해 옛 모습을 잃어버린 부천과 같은 도시에는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했고, 부천 시민들이 직접 남긴 자료와 이야기를 손수 수집하고 체험하면서 부천의 근현대사를 기록해 가는 사업이기에 부천의 역사를 알리고 보존할 수 있는 중차대한 사업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왔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부천에 살아오면서 대대로 이어져 온 이야기들을 구전으로 들어왔지만 그 기록이 남아있지 않게 되면 부천의 소중한 마을이야기와 옛날이야기들이 점차 잊혀지고 자료에 대한 증거가 남지 못해 역사로 인정받지 못할까 걱정이 앞선 것도 이 사업을 진행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앞으로 부천문화원은 문화탐사대 활동에 열의를 보이는 시민들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양성하여 부천의 시민기록가로 키워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향토역사안내택시는 택시기사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 관광객, 외지인들에게 짧은 시간이지만 부천의 역사와 문화, 관광지를 홍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부천문화원에서 8시간의 교육을 시행한 후 활동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부천의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는 택시기사들이 부천의 유적지와 관광지, 축제 행사와 역사, 지명 등에 대한 지식이 생긴다면 부천의 역사·문화·관광을 전하는 메신저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여기에 부천의 역사 유적지와 관광지를 직접 방문하고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는 선에서 친절하게 부천의 명소와 관광지를 알려주게 된다면 부천의 향토역사안내택시는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지역의 알짜 정보를 전달하는 문화매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물론 1년에 8시간의 교육과 간단한 활동만으로 향토역사안내택시를 통한 관광효과를 단 시간에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 교육이 지속되고, 향토역사안내택시가 갖는 자부심이 점차 커진다면 이들을 활용한 역사문화 아카데미나 문화관광 프로그램 등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부천은 이주민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새로 이주해 오는 신규 입주민에게 부천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기에도 매우 중요한 관광 인프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래서인지 관광, 문화예술, 축제 등의 여러분야에서 택시해설사의 활용을 모색하고 있으며 부천문화원과 업무협약을 맺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2022년 부천국제만화축제에 향토역사안내택시 해설사들을 대상으로 축제 홍보교육을 진행한바 있다. 또한 올해에도 4월부터 “제2기 문화탐사대, 향토역사안내택시” 신청자를 모집할 예정이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관련 내용은 부천문화원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부천문화원 중장기 대외협력사업 중 하나로 지역의 네트워크를 통해 기관별 역할과 기능을 도모하고 홍보, 협력 상생방안 등을 모색하기 위해 “문화벨트”로 기관과 기관을 묶어 협력하자는데 목적이 있다. 2022년 12월 5만 문화벨트를 달성했다, 2023년도 10만 문화벨트 목표를 상향 하였다. 2023년 4월 현재 24개 기관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다양한 홍보, 협력 활동을 펼쳐가고 있으며, 문화원만 알고 있는 네트워크가 아닌 모두가 알고 협력하자는 취지에서 네트워크 간담회도 해년마다 개최하고 있다.

부천문화원 주재 '5만 문화벨트 네트워크 간담회' 참석자 단체사진 (부천문화원 제공)
부천문화원 주재 '5만 문화벨트 네트워크 간담회' 참석자 단체사진 (부천문화원 제공)

 

부천문화원 권순호 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부천문화원 권순호 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4. 수백회 이상 '부천역사바로알기' 강의를 진행해오면서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 오래 전부터 부천의 역사와 지명 유래를 밝히기 위해 사비를 아끼지 않고 노력해 왔다. 특히, 부천의 지명과 같은 지명이 있는 곳이면 팔도 방방곡곡을 멀다 않고 발품을 팔아 부천의 역사와 지명의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해 애써 왔다.

또한 부천에는 다른 지역에서 보기 드문 지명이 많이 남아있고, 이러한 특색있는 지명은 부천의 역사가 고구려, 백제, 신라의 영역 다툼이 치열한 곳이라는 점과 연관이 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천의 독특하고 특이한 지명유래에 대한 체계적이고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못하고 각종 설화와 전설이 섞여 올바른 지명 유래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올해에는 부천시 승격 50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부천의 지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부천의 역사, 지형, 언어적 특징과 지명의 관계를 분석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로써 그동안 못내 아쉬웠던 부천의 지명 유래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부천 지역은 한강과 맞닿아 있고, 바닷물이 드나들었다고 할 정도로 낮은 저습지였기 때문에 하천이 발달하고 지형 변화가 어느 지역보다 많이 이뤄진 곳이다. 그래서 현재도 국가하천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굴포천과 부천의 역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부천의 굴포천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운하 굴착이 시도되거나 최적의 물류 유통지로 주목받아왔다. 그럼에도 현재의 부천시민들은 이 사실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부천을 서울 근교의 소도시로 인식하거나 대중교통이 편한 베드타운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부천문화원은 부천의 굴포천을 중심으로 부천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 굴포습지문화연구소를 개소하여 부천의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고 운하와 습지를 위주로 하는 새로운 지역학의 면모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부천시민에게 굴포천의 역사적 의미와 중요성을 알리고, 하천과 습지가 발달한 부천의 지형적 특징으로 인해 부천의 역사가 변화된 사실 등을 발굴하여 부천의 새로운 문화콘텐츠도 구축해 나갈 것이다. 또한 같은 선상에서 굴포항 혹은 굴포운하가 재건되도록 협력하고 부천의 굴포운하 시대를 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이로써 부천이 한국의 베네치아, 즉 굴포운하의 도시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그 동안의 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다.
 

 

5. 현재 문화원이 있는 건물명칭이 송내어울마당인데 부천문화원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원장님의 생각은?

복합건물인 송내어울마당의 입구 간판에는 부천문화원, 한국예총이 작게 쓰여있다.  전통 및 예술 공연을 하는 문화원과 한국예총 등이 있는 건물이지만, 2층의 도서관 때문에 잔디 공연장을 한번도 쓴 적이 없다.
복합건물인 송내어울마당의 입구 간판에는 부천문화원, 한국예총이 작게 쓰여있다.  전통 및 예술 공연을 하는 문화원과 한국예총 등이 있는 건물이지만, 2층의 도서관 때문에 잔디 공연장을 한번도 쓴 적이 없다.

= 부천문화원으로 명칭이 바뀌어야 한다. 부천문화원은 지역의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인가를 받아 1966년 3월 14일 설립되었다. 지역의 문화예술의 뿌리이자 근간이다. 옛 부천문화원 건물을 헐고 그 자리에 국비(34억), 도비(10억), 특별교부(5억), 시비(229억) 총278억 예산을 들여 건축하였다. 하지만 건물명이 부천문화원이 아닌 송내어울마당으로 되어있다.

19대 부천문화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송내어울마당을 부천문화원으로 건물명칭을 바꾸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아직 목적을 달성하지 못해 책임이 막중하다. 제20대 부천문화원장 남은 임기동안 꼭 이루어야 할 과업 중 하나이다.

송내어울마당 준공표지판에 명시된 공사명은 '부천문화원 신축공사'이다
송내어울마당 준공표지판에 명시된 공사명은 '부천문화원 신축공사'이다

 

6. 부천문화원에서 사업 진행에 어려운 점은 없는가? 예산 확보, 현실화 방안은?

 

= 부천시 승격 50주년을 기념하여 부천시사를 만들고 있다. 시사편찬위원에 문화원장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부천의 역사에 대해 관심 없이 지내다가 기념적인 행사 일에만 역사를 다시 되돌아보려고 하다 보니 연구 성과도 부족하고 새로운 역사를 써 넣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부천의 역사에 대한 연구와 학술행사를 장기적으로 기획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결과 부천문화원에서는 기존에 없던 역사기획팀을 새로 만들어 문화원을 전체 3개의 사업 파티션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부천의 역사와 관련해 설왕설래하던 이야기들을 학문적으로 검증하고, 그 연구성과를 내도록 학술행사를 진행하는 한편, 부천학연구소와 굴포습지문화연구소를 개설해 연구를 장려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연구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로써 부천만의 특색 있는 연구성과를 축적하여 부천시민이 향유할 수 있는 부천만의 역사적 정체성을 만들어가며 그 가치를 찾아내는 일을 진행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부천시와 유관기관의 지속적인 지원과 협조가 필요하다. 역사를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일은 쉽지 않고 타 기관에 비해 적은 예산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하다 보니 그 성과를 급속하게 이끌어내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산 지원이 지속된다면 그 성과는 금액으로 가치를 매기기 힘들 정도로 낼 수 있고 더 많은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성과로 보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7. 부천시내 박물관, 유적지 관리 등에 대한 문제점이 있는데 그 대안은?

= 현재 부천에는 국가지정문화재가 없다. 국가지정문화재가 없는 박물관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관람하기 위해서는 많은 동기 부여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부천시립박물관의 위상 제고, 부천의 역사와 교육콘텐츠, 다양한 기획 전시, 곳곳에 흩어진 부천의 문화재 환수와 수장고 시설 완비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부천시립박물관에는 이러한 요소들이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부천의 역사와 문화 분야를 선도해 온 부천문화원이 박물관을 다시 운영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부천문화원은 2019년 ~ 2020년까지 2년간 부천시립 박물관 6개관을 부천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외부에서는 문화원이 운영을 못해서 다시 부천문화재단으로 넘어간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문화원장으로서 매우 안타깝다.

과거 방만하게 운영되었던 박물관을 문화원이 위탁받아 운영하면서 축적되었던 문제들이 발생했는데 마치 문화원이 운영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부천시로부터 위탁받은 박물관을 위탁 해지한 부분이 있지만 추후 문화원이 박물관을 다시 위탁받아 운영한다면 시민들이 향유할 것이 많은 박물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할 것이다.

 

[제20대 권순호 부천문화원장 약력]

 

-1990년 (전) 새마을문고중앙회 부천시지부 회장

-1993년 (전) 대한적십자사 부천봉사회 4,5,6대 회장

-1999년 (전) 경기도 정기간행물 등록취소 심의위원

-2004년 (전) 사)경기도지역신문연합회 7.8대 회장

-2007년 (전) 부천 안동권씨 종친회 회장

-2007년 부천신문사 대표

-2010년 부천시교육청 교명선정 심의위원

-2015년 전국 참언론지역연대 2.3대 회장

-2021년 부천문화원 19대 원장(임기보궐)

-2023년 부천문화원 20대 원장(임기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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