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 있는 장소 두고 마을자치회와 배드민턴클럽 간 마찰 불가피
고강동마을자치회 "선사유적을 보존하고 개발해야 하는 사회 교육적인 공원"
선사배드민턴클럽 "주민들이 사용할 대체 공간 마련해달라!"

부천 고강선사유적공원 내 배드민턴장
부천 고강선사유적공원 내 배드민턴장

 

[부천신문] 부천 고강선사유적공원 내 배드민턴장이 불법으로 조성된 데다 주변에 천막 등이 방치돼 미관을 해쳐 단속이 요구된다.

해당 지역 주민단체는 불법으로 조성된 배드민턴장에 선사문화체험공간 조성을 제안하고 있어 주민 갈등까지 우려된다.

11일 부천시와 선사배드민턴클럽, 고강동마을자치회 등에 따르면 선사배드민턴클럽은 3년 전부터 고강선사유적공원 내 공영화장실 앞 공간에 배드민턴코트 3면을 조성하고 회원 50여명이 이용 중이다.

하지만 해당 배드민턴장은 적법한 절차를 통해 조성된 게 아니라 사실상 불법 시설이다.

물론 고강선사유적공원은 다목적 용도여서 공원은 물론 운동시설을 설치할 수 있지만 특정 종목만을 위한 전용공간 조성은 다목적공원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배드민턴장 주변에는 천막과 수납 서랍, 의자와 현수막 등 허가되지 않는 물건들이 적치돼 단속 대상이다.

부천 고강선사유적공원 내 배드민턴장
부천 고강선사유적공원 내 배드민턴장

 

상황이 이런데도 고강동마을자치회는 내년 주민참여예산 제안사업으로 사업비 1억3천만원을 들여 고강선사유적공원 내 배드민턴장에 선사문화체험공간 조성사업을 제안할 준비를 하고 있다.

공원 내 배드민턴장이 있는 공간에 선사시대 조형물(움집, 선사인 등)과 안내판, 벤치 등을 설치하고 선사유적을 찾는 시민을 위한 장소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배드민턴클럽 회원과 마을자치회 간 배드민턴장 장소를 놓고 마찰이 불가피해 주민 갈등이 우려된다.

고강동마을자치회 관계자는 “고강동 선사유적은 한강 유역의 대표적인 청동기시대 유적으로 시가 유적을 보존하고 역사 테마공원으로 개발해야 하는 사회 교육적인 공원”이라며 “유적지를 찾는 시민을 위해 선사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조성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해 사업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문화해설사 A씨는 “배드민턴장이 있는 곳은 삼한시대 솟대가 있는 장소이고 주변에는 고인돌이 있다”며 “갑자기 배드민턴장이 조성된 것을 보고 문화의식이 결여된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너무 실망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선사배드민턴클럽 관계자는 “3년여 전부터 배드민턴장을 조성해 이용하고 있다. 회원들도 주민이고 체험공간으로 사용하려면 우선 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체 공간을 마련해 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항변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배드민턴장으로 이용되고 있어 지역주민과 운동시설 이용객, 체육시설 관리 부서 등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 불법 적치물은 단속을 계속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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