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상동·인천 부개동 주민, 상동호수공원 내 변전소 설치 반발…‘뿔났다’

 

[부천신문] 올해 상반기 착공할 예정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 B노선(이하 GTX-B노선) 민간투자사업 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청회가 참석한 주민들의 반발로 열리지 못했고 2월1일 오후3시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다시 개최된다.

앞서 지난 2023년 11월 15일 열린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에서 GTX-B노선 전철 전기공급을 위해 부천 상동호수공원 내 지하에 변전소 설치계획이 알려지면서 시와 상동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11일 부천시와 가칭 수도권광역급행철도B노선주식회사(이하 시행사) 등에 따르면 시행사는 부천시와 주민 등의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주민설명회에 이어 11일 오전 10시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GTX-B노선 민간투자사업 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청회를 가질 예정이었다.

이날 공청회는 국민의힘 서영석 당협위원장(부천시을)과 더불어민주당 설훈 국회의원(부천시을)을 대신해 김대주 사무국장, 이재영 도의원, 박찬희·김건·장해영·김선화·박순희·장성철 시의원, 더불어민주당 김기표·서진웅 예비후보, 시행사 관계자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공청회가 시작될 무렵 참석한 주민들은 올바른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가 아니고 단순히 사업 진행 과정 중 하나인 요식행위를 위한 공청회라며 고성이 오갔고 사회자의 공청회 진행을 막았으며, 급기야 사회자는 정회를 선포하고 의견을 나눈 뒤 공청회를 다음 기회로 순연을 결정했다.

이로써 주민 공청회는 GTX-B노선 사업 진행을 위해 꼭 필요한 절차로 다시 날짜를 정해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공청회 순연 결정은 공청회장에 부천 상동 주민뿐 아니라 상동호수공원을 자주 이용하는 인천광역시 부평구 부개3동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해 공원 내 변전소 설치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상동호수공원 내 특고압변전소 설치 반대 비상대책위원’이라는 이름으로 ‘특고압변전소 설치 반대 성명서’를 내고 반발했다.

비상대책위원 A씨(63)는 “상동호수공원 내 변전소가 조성되는 것을 부개동 주민들은 최근에 언론을 통해 들었다”라며 “3만여 세대 부개3동 주민들은 특고압변전소로부터 반경 300m에 살고 있어 직접적인 악영향을 받지만, 정작 아무도 우리에게 설명해주지 않았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인근에는 10여 개 학교가 밀집돼 있어 피해는 인천시 부평구 주민이 보고 수혜는 상동 주민이 보겠다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이 어디 있느냐?”라며 분개했다.

또 공청회에 참석한 김기표·박정산·서진웅 예비후보들도 “오늘 공청회는 주민의 알 권리를 위해 단순한 요식행위가 아닌 미리 공청회 자료를 배포하고 충분히 설명한 다음 공청회를 진행하는 것이 맞다”라며 이구동성으로 공청회 무산이 아닌 ‘순연’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주최 측은 논의 끝에 공청회를 다시 개최하되 추후 공청회 개최 일정과 관련 자료 등을 부천시 홈페이지에 미리 게시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1시간 30분의 논란 끝에 공청회를 마무리했다.

새롭게 개최되는 공청회 일정은 관련 법률에 따라 14일간의 공고 절차를 감안해서 결정됐다. 부천시는 더 많은 시민이 계획에 대해 이해하고 공청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1월 17일부터 부천시 홈페이지(부천소식 > 공고・입법예고 > 기타 공고)를 통해 관련 자료 등을 공개한다.

한편, GTX-B노선에 설치되는 상동 호수공원 변전소에 대해서는 주민뿐 아니라 부천시의 반대 입장도 단호하다.

이미 조용익 부천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부천시 녹색 복지의 상징과도 같은 상동 호수공원에 지역 간 수혜와 시민의 건강권을 고려하지 않은 변전소 설치를 절대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천시 관련 부서에서도 여러 차례 입지의 부적합성과 지역 간 형평성, 절차적 문제 등을 이유로 설치 백지화를 요구하고, 지난 공청회가 끝난 후에도 국토부와 사업시행자에게 사업 지연과 행정력 낭비가 우려되므로 대체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상동 호수공원 변전소 문제는 시민의 뜻을 모아 지역의 의견이 관철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며 “오는 2월 1일 개최되는 공청회에 많은 시민이 참석해서 의견을 개진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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