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건형 부천시민아이쿱생협 이사장/부천시 찾아가는 식생활교육 강사
원건형 부천시민아이쿱생협 이사장/부천시 찾아가는 식생활교육 강사

[부천신문] 부천시와 대통령직속 농어업 농어촌특별위원회가 공동 주최, 주관한 찾아가는 현장간담회 “부천시 먹거리 시민토론회(11월 17일_부천시청 소통마당)”에 참석했다.

부천시 먹거리보장 기본조례가 통과되고 처음으로 열리는 토론회에 친환경 식생활, 먹거리 운동에 관심이 많은 시민으로서 당연히 참여하고 싶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장덕천 부천시장과 농특위 위원장을 비롯해 농특위 위원, 경기도 지자체 푸드플랜 담당자, 부천시 의원, 부천시민 등 200여명이 현장과 온라인으로 참여해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부천시민의 먹거리 기본권 보장 강화를 위해 시민사회와의 소통을 활성화하고 지속가능한 먹거리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행이다. 시장이 무관심한 먹거리 정책은 제대로 될 리 없기에 준비된 수첩에 빼곡히 적어놨다. 

부천시 친환경급식지원센터 이정아 센터장은 인사말에서 “코로나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항상 어려운 이웃이 가장 먼저 치명적 고통을 겪게 되며, 시민들의 건강한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민관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자연의 경고 앞에 공동체적 책임의식으로 연대해야 함을 역설했다. 

그리고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주제발제와 부천시 사전 설문조사 결과 보고, 주제 토론과 발표가 이어졌다.

토론에 참여하고 발표를 지켜보며 오늘의 토론회가 형식적이고 요식행위가 아닌 그야말로 우리 지역의 먹거리 문제, 환경과 건강, 사회를 하나로 묶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라고 생각했다. 

지난 해 모 주간지에 게재된 ‘아동 흙밥 보고서’를 본 적이 있다. 대한민국을 살고있는 아이들이 어떤 밥을 먹고 있는지, 하루 세끼 제때에 끼니를 먹고 있는 아이들은 얼마나 되는지를 알게 되면서 가슴 한 켠이 많이 먹먹했던 기억이 있다. 삶이 바빠서, 경쟁이 치열한 사회라서 밥 먹는 시간조차 아껴야 하고, 도처에 쉽고 간편하게 먹는 음식이 있고, 내 일 외에 남 일에 관심없는 사회에서 아이들이, 청년들이, 모두 소외되고 있었다. 

아이들은, 청년들은 또 우리 모두는 ‘흙밥’을 먹지 않을 권리가 있다. 그리고 많은 것이 불안정한 사회에서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가정에만 맡긴다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가정에서 책임질 수 없다면, 사회가 책임을 지는 것이 의무가 아닐까?

토론회 말미에는 다양한 먹거리 전략 활성화 방안들이 발표되었다. 먹거리 정책을 상시적으로 소통·논의하는 컨트롤 타워 설립, 급식비를 급식카드가 아닌 부천페이에 제공하는 방법, 먹거리 앱을 통한 먹거리 사업 제안, 공유부엌, 공공급식의 확대 등 아이디어와 정책들이 논의, 제안되는 한편, 기후위기 시대에 먹거리 정책이 어떻게 이행되고 관리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먹거리 전략은 생산부터 유통, 소비, 폐기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연계한다. 성공적인 먹거리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 유관기관, 시민,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의 적극적이고 통합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민관협의 체계마련을 위해 ‘먹거리 위원회’ 에 다양하게 활동하는 시민의 참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공감대 없는 민관협력은 가능하지도 성공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는 동안 집안에 있는 세 아이가 배고프다고 아우성이다. 바쁘다는 이유로 간편식을 스스로 해 먹도록 냉동실을 채워놨지만, 먹거리 토론회에 참여한 오늘 만큼은 기꺼이 정성스런 식탁을 차린다. 먹는 문제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다고... 그리고 생각한다. 밥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모두가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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